오페라 <물의 정령>
오랜만에 공연 한 편을 관람하고 왔는데요. 예술의 전당에서 기획한 오페라 <물의 정령>입니다. 오페라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클래식을 잘 알지 못하지만 재미있게 잘 보고 왔답니다.
2025 예술의전당 신작 오페라 <The Rising World: 물의 정령>
2025-05-25(일) ~ 2025-05-31(토) <br /> 오페라극장<br />예술의전당
www.sac.or.kr
오페라 <물의 정령> 스토리
오페라 <물의 정령>은 예술의 전당이 세계 무대를 겨냥해서 만든 한국 오페라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 귀신이야기에서 빠지지 않는 소재, 물귀신이 나옵니다. 물의 정령이 바로 물귀신..인데요. 주인공일 것 같은 물의 정령은 2막에서 아주 짧고 굵게 잠깐 등장한답니다. 주인공은 물시계를 만드는 장인과 물의 정령 때문에 병이 든 공주입니다. 물을 잘 다루는 물시계장인이 물과 관련한 이상 현상을 겪고 있는 왕국에 초청되어 공주 몸속에 있는 물귀신을 유인해 물시계에 가두고 공주와 왕국을 구한다는 스토리입니다. 스토리가 단순해서 초반에는 약간 지루하기도 하고 집중이 잘 안 됐었는데 후반부에는 오히려 전반적인 스토리가 이해가 되어서 몰입해서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의 정령이 긴장감을 조성하면서 이야기를 좀 더 흥미롭게 만들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아주 잠깐 등장해 조금 아쉬웠는데요. 물의 정령 캐릭터를 잘 살렸다면 이야기가 조금 더 풍성해지고 긴장감이 넘치는 오페라가 되었을 텐데.. 스토리 부분은 많이 아쉬웠습니다.
미디어아트와 멋진 무대 장치
공연 시작 전 무대를 채운 건 시원한 파도와 파도소리였는데요. 다양한 미디어아트와 디지털아트를 선보이는 아르떼 뮤지엄의 밤바다를 형상화한 작품이었답니다. 무대 연출과 장치 또한 정말 멋졌는데요. 배를 타고 가는 씬에서는 바닥이 정말 물인 것처럼 반사되어 표현되기도 하고 거대한 성곽과 궁궐 내부, 물시계 같은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잘 구성되어 공연을 보는 동안 시각적으로 즐거웠답니다. 미디어아트를 활용한 여러 씬들도 있어 무대가 더욱 잘 표현됐는데요. 별빛이 쏟아지는 밤, 공주님이 풀들이 일렁이는 풀밭을 걸어가는 씬이 기억에 남습니다. 무대디자인만으로도 충분히 관람할 가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케스트라의 생생한 음악
제가 앉은 자리는 3층 B석 A구역 2열 13번 좌석이었는데요. 3층이었지만 생각보다 무대가 잘 보였답니다. 오케스트라 연주도 생생하게 잘 들리고 음악을 잘 모르는 제가 느끼기에도 곡들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그런데.. 3층이어서 무대와 멀어서 그랬는지 성악가분들의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습니다. 오케스트라 음향에 목소리가 묻힌 것인지.. 목소리가 잘 안 들려서 초반에는 집중이 잘 안 됐는데요. 사실 가사가 영어였기 때문에 잘 들렸어도 이해하기 어려워 화면을 봤겠지만.. 웅웅 거리는 듯한 소리는 많이 아쉬웠습니다. 공주역이었던 성악가분은 성량이 남다르신 건지 그나마 목소리가 시원하게 잘 들렸답니다 :-) 그리고 한 가지 더~ 오페라의 킬링 파트가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는데요. 오페라를 잘 모르는 저도 그 오페라를 대표하는 그런 곡이 있다는 걸 아는데요. 밤의 여왕 아리아 같은 파트가 물의 정령에서 없었습니다. 있었는데 제가 몰랐던 건지도..
오페라 <물의 정령>은 오페라를 잘 모르는 제가 봤을 땐 시각적으로 즐길 요소가 많고 어렵지 않은 공연이었는데요. 오케스트라 연주와 음악, 무대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미디어아트도 멋졌고요. 티켓과 함께 받았던 향수 스틱과 공연 후 받았던 물까지 포함하면 시각, 청각, 후각, 미각까지 자극한 공연이었답니다. 예술의 전당에서 기획한 한국형 오페라라고 해서 기대가 큰 공연 같았는데요. 부족한 부분은 잘 보완해서 세계로 진출하는 오페라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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